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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 심진 스님

애풀잭 2016. 5. 15. 23:26

 

 









5670 아름다운 동행
음악으로의 초대방












찾아주신 님들께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마애부처님의 청정기운이 넘치는 도량입니다.
님들 마음에 듬뿍 담아 가셔서 참으로 각자의 지친 삶에
힘이 되시길 합장합니다. ~ 심진 두 손 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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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같이 걷는 사람_애풀잭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심진스님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심진스님











고담사(古潭寺)...

서암정사를 나와서 계곡의 다리를 건너서 산길을 따라서 올라 갑니다. 차가 다니는 길과는 달리 "고담사길"이라는 희미한 나무팻말에 이정표가 있어 걸어갈수 있는 고즈녁하고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이드는 산길도 있지만~~

날은 덮고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않아 그냥 차가 다닐수 있는 길을 따라 올라 갑니다. 그렇게 구비구비 올라가니 산 중턱에 살포시 내려 앉은듯한 고담사(古潭寺).

글자대로라면 오래된 연못이란 뜻이다. 아니면 오래도록 담아둔 그 무엇을 품고있다는 속뜻을감추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은 '조계종 지리산 고담사(古潭寺)'란 사찰 표지석의 흐트러짐 없는 단아하고 정갈하게 쓴 멋진 글씨에 눈길 머무는 시간이 길다.

첫 대면한 '고담사'란 글씨에서 풍겨오는 느낌은 별 수식어가 필요없다. 그냥 좋다...

맞배지붕이나 팔작지붕의 건축물이 아닌 그냥 사람사는 민가 같은 고담사가 숲속나무그늘에 숨어 있습니다.

불사를 일으키려 하나여?....공사를 준비하는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계단을 올라서니 나즈막한 집한채뒤로 마애석불이 보입니다.


표지석의 왼쪽으로 들어서면, 좁은 포장길을 오르며 내심 걱정한 일이 무색해지는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옆에는 '古潭寺'의 '潭'을 상징할 것 같은 연못이 있다. 희고 붉은 연꽃과 부들이 적당하게 어울린 예쁜 연못이다.

그리고 동서남북 사방 주위를 삼정산,금대산,창암산,오송산의 지리산 자락이 호위하듯 그를 감싸고 있다


고담사(古潭寺) 전경.

연밭 너머로 보이는 고담사는 언듯보아 제대로 된 건물은 해우소 한 동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우소 앞의 샌드위치판넬로 지은 작은 안내소와 나무 사이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 판잣집, 왼쪽 중턱의 함양 마천 마애석불이 보이는 것의 전부다


이 계단을 오르면서 왠지 불경의 소리보다는 사람의 소리를 들을수 있는것 같은 느낌에 빠집니다. 잘하면 시원한 약수 한모금 공양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사찰을 방문하는 느낌 보다는 고요한 찻집을 올라가는 느낌으로 갑니다... "법당가는 길 "이라는 팻말은 없어도 들꽃이 피어 있으니 보고가라는 팻말은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여기사시는 스님은 시인의 기질이 느껴지고 예술을 사랑하고 차를 좋아하고, 모습은~? 갸냘퍼 보이면서도 왠지 날카로운~ 그런 분일듯 싶습니다.

이 예감은 나중에 틀리지않았슴을 알수 있습니다.

요사(寮舍)나 행랑채로 사용했으면 좋을 듯 한데.....담벼락에 붙은 나무 팻말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대웅전을 나오니 다음 목적지를 향한 마음이 조급해진다. 총총걸음을 더디게 만드는 운치있는 계단 때문에 급한 마음과 달리 발바닥이 허공에 머무는 시간은 길다.

그렇게 어슬렁거리며 발걸음을 옮기는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창고같은 용도로 쓰이는 줄만 알고 예사롭게 보아 넘긴 한 칸 판잣집의 출입문 위에 눈길이 멈췄다.

문패나 당호의 이름으로 너무 김 직한 글이 소나무 옹이 모양의 널판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연꽃 향기에 흠뻑 호강한 코를 훔치며 연밭길을 빠져나와 고담사 경내로 향한다. 직업은 못 속이는 법이다. 오르는 길은 두꺼운 판석으로 돌계단을 만들고 그 양옆으로 콘크리트 포장을 해 놓았는데, 매끈한 솜씨는 아니지만 꼼꼼히 정성을 다한 길임을 알 수 있었다.

쉬이 미끄러지지 않게 미장칼로 하나하나 홈을 파서 (이를 토목용어로 타이닝 : tining 이라 한다) 정성껏 손질하여 다듬은 흔적에서 여실히 느껴지는 것이다,


대웅전 입구
천막과 낡은 판자로 얼기설기 엮은 대웅전의 출입문이다. 단순히 밖에서 본 판잣집의 외양이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허술하게 지어진 법당에 저으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화분의 핑크빛 호접란이 한층 아름답게 돋보임은 이런 주변의 허술한 광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람이나 방문객들이 기거하는 요사(寮舍)가 아니고 다원(茶院)이라고 나중에 이곳에계시는 보살님이 전해주더군요,~




쥔 없는 툇마루 이지만 잠시 앉아서 땀을 식힙니다. 부채 바람 한점~~ 잠시 누워도 봅니다. 누군가~? 기침을 할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냥 그대로 한시진을 보냈으면 합니다.

등짝이 시원해지고 마음도 가벼워 집니다.

이래서 바람은 자연은 좋은 것 인가 봅니다.


마음을 열듯 길을 열고, 마음을 쓸어내리듯 길을 쓸었다. 쓸어내린 마음을 소각하여 허공으로 날리려 쌓아 놓았음인가, 길 한쪽에는 연료로 쓰임직한 절단목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불당으로 내려서니 보살님 한분이 따스한 미소로 반겨 줍니다. 자리를 내어 청하길래 시원한 물한컵을 청해봅니다.

아까 산 복숭아를 따서 내려 가셨던 처사님이 맛은 없지만 드시라며 울퉁불퉁한 복숭아를 하나 내어주십니다. 우적~ 깨어 물으니 아직은 풋내가나고 덜익은 듯 하지만 자연의 맛이 혀를 감치고 깊숙히 들어 옵니다.

공양간으로 가셨던 보살님께서 이런날은 맹물보다는 이게 더 좋다며 시원한 오미자차를 내어 주십니다. 이런 횡재가~~~~

복숭아 하나로 배를 불리고 오미자차 한잔에 목을 다스리니 부러울것 이 없습니다. 그제서야 찬찬히 들러 봅니다.

절의 내력에 대해서 이것 저것 묻기도 하고 여기 계신 스님에 대해서도 듣습니다. 보살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곳 스님은 노래를 하시는데 이미 취입도 하셨더군요~~~

가면서 차에서 들으라고 테입하나를 내어 주십니다. 또 이런 횡재가...ㅋㅋㅋ "바람부는날에는 너에게로 가고싶다"... 라는 타이틀을 가진 심진 스님의 3집 테입 입니다.


물처럼 바람처럼...

경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난생 처음보는 얼굴형상의 돌탑이 서 있다. 그 옆의 바위에는 불보살상이 그림을 그려놓은듯 얕은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고담사의 연못 주위에는 이와같은 불보살상을 부조한 조각이 몇 개 더 있는데, 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마음을 닦듯 반질반질하게 윤이나는 항아리들은 이곳에 거주하는 이의 게으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몸짓을 보는 것 같다.

돌탑 위 바위돌 양면에는 '물처럼' '바람처럼'이라고 각각 쓰여있다. 그리고, 탑의 하단부 나무판자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

"세상 사는 일 번뇌망상이 많은 그 모습을 백팔 장승으로 표현 하였다.

" 한 몸이 되어 있는 저 많은 108개의 얼굴들은 우리들 마음에서 일어나는
근본 번뇌망상을 석장승의 얼굴로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제각각의 표정은 6근(六根) 6진(六塵)에 의해 과거,현재,미래의 삼세(三世)에서 느끼는 인식작용과 마음을 108가지로 표현한 것이다.

물처럼...
노(老) 선생께서 '도덕경'에 일렀듯이
"가장 선한 것은 물처럼 사는 것"이라 했다.
저 유명한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름이다. '물(水)의 찬가(讚歌)'다.

최상의 선(善)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다투는 일이 없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거의 가까운 것이다.

살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깊고 그윽함이 좋고, 벗은 어진 사람이 좋고, 말은 믿음이 있어야 좋고, 정치나 법률은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것이 좋고,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능숙한 것이 좋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적당한 시기를
아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다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못됨이 없는 것이다. 물은 이에 제일 가깝다.

바람처럼...
'상선약수(上善若水)' 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숫파니타파'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의 유희나 오락이나 쾌락에 물들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벗은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처럼, 바람처럼 살라 한다.

걸림과 얽매임이 없어 집착을 놓아버린 자유자재로운 그런 삶을 살라 한다...


마애불을 등뒤로 하고 바라보니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좌측에 가장 크게 보이는 봉우리가 창왕봉(970m) 정중앙에 천왕봉(1915m),그 좌측으로 중봉,하봉 입니다.

가만히 서서 심호흡을 합니다.

아무도 없어도 좋고 그냥 바라보기만 하여도 좋습니다. 가슴이 시원해 집니다. 겨울이면 눈깊이가 장난이 아닐거라는 생각이드는군요~~


오늘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온 마애석불 입니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 있는 이 석불은 보물 375호 입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따라만든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 비례에 비하여 두발이 작고 하체가 긴듯한 느낌 입니다. 하지만 광배와 대좌~ 그리고 가사의 모습까지 섬세하게 조각하였고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잔잔한 미소를 띄고 있는 부처의 모습이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합니다.

화강암의 거대한 바위에 새긴것으로 지는 햇살에 그 은은 함이 더 합니다.~~

마애불 뒤쪽에서 부스럭 소리가 납니다. 사람이 있어 인사를 하니 처사님께서 산복숭아를 몇개 따 오십니다. 전에는 많이도 열었는데 올해는 그 수량이 적어졌다고 하시면서 울퉁불퉁한 산복숭아 몇개를 손에 쥐고 내려 가십니다.


대웅전을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감로수다. 눈으로 보는 시원한 경치 못지않게, 마음을 씻어내는 물맛 또한 시원하다. 느낌 그대로의 세심수(洗心水)다.....


대웅전 내부


대웅전에서 바라본 마애불

대웅전에서 마애불을 향하는 벽면은 비닐을 둘러 법당에서 불상을 보며 참배하도록 하였다.

햇빛에 반사된 비닐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마애불은 오히려 신령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러한 형식의 전각은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논산 관촉사 은진미륵 앞의 관음전이나 문경 윤필암의 사불전도 전각의 불상쪽 정면을 개방하여 놓았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은 관음전의 독성각을 향하는 벽면을 유리로 처리하여 전각 안에서 독성예불이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물론, 사찰의 적멸보궁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대웅전의 선정(禪定)에 든 승상(僧像)


주차장으로 향하는 절 입구의 안내소에는 심진 스님의 음반이 플라스틱 광주리에 담겨있다.

언제 저렇게 많은 노래를 취입하셨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글씨와 그림이며 조각은 물론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 스님의 풍부하고 깊은 예술적 혜안에 존경심도 그렇거니와 부러움마저 드는 것은 내 지나친 욕심 탓일까...

조계종 종조(宗祖) 태고 보우(太古 普愚)선사와 그의 스승 석옥 청공(石屋 淸珙)선사가 주고 받은 글이 한국 불교의 정신적 보루인 희양산 봉암사의 동방장(東方丈)에 주련으로 걸려있다.

만나뵙지 못하고 온 스님께 이 글로써 삼배(三拜)의 예(禮)를 대신하는 결례를 범한다.




음악으로의 초대방




제작, 편집 : 애풀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