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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 도종환

애풀잭 2010. 6. 22. 20:29

여백 / 도종환

언덕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 안고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 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 주고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 애풀잭 입니다 ~